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최초의 인류 화석이 있다.
아타푸에르카(Atapuerca) 유럽 인류의 기원
진짜 사람도 겨울잠을 잤을까. 겨울잠을 자야 할 시간에 순례길을 걷다니.
최초의 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관절염을 앓았다고
산티아고 순례길은 내 삶의 돌연변이였다.
유럽 인류의 기원, 호모 안테세서(Homo antecessor)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놀랍게도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 프랑스 길(Camino Francés)에는 호모 안테세서의 발견지, 아타푸에르카 유적지가 있다. 유럽 인류 진화의 메카 또는 초기 인류의 타임캡슐, 유럽의 인류 역사를 바꾼 곳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고, 순례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길을 걸으면서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넘나 든다.. 때로는 인종과 종교, 문화와 언어를 초월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성지 순례의 역사적, 종교적 의미를 지닌다면, 아타푸에르카 유적지는 인류의 기원과 인류 보편의 역사를 상징한다. 이곳에서 순례자들은 수백만 년 전 인류의 발자국을 만나고, 그들이 걸었던 길과 나의 길이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인류 태고의 역사와 현대 순례자의 만남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호모 안테세서의 발견은 스페인 부르고스(Burgos) 지역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으로 이어졌고, 2000년 아타푸에르카 유적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호모(Homo)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와 멸종된 가까운 친척 종들을 모두 포함하는 분류학적 속(genus) 이름이다. 라틴어로 '인간' 또는 '사람'을 뜻하며, 약 250만 년에서 3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속으로부터 진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주요 호모 속 종들
| 명칭 | 의미 | 연대 | 특징 |
| 호모 하빌리스 (Homo habilis) |
손재주 있는 사람 | 약 240만 년 ~ 165만 년 전 | 석기 제작, 사용, 뇌 용량은 약 600~850cc |
| 호모 에렉투스 (Homo erectus) |
곧바로 선 사람 | 약 200만 년 ~ 10만 년 전 | 직립 보행, 불 사용. 아프리카 밖으로 이동. 뇌 용량은 약 850~1100cc. |
|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Homo neanderthalensis) |
독일 네안데르탈 계곡에서 발견 | 약 40만 년 ~ 4만 년 전 | 유럽과 서아시아에 생활, 현생 인류와 매우 가까운 친척. 복잡한 문화를 가졌고, 현생 인류와 유전자 교류(이종 교배) |
|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 |
슬기로운 사람 | 약 30만 년 ~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 | 유일한 생존 인류. 뛰어난 지능과 언어 능력, 복잡한 사회 문화 |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화석
시에라 데 아타푸에르카(Sierra de Atapuerca) 선사시대 고고학 유적지는 초기 인류 공동체의 생활상, 인류 문명의 기원과 진화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이곳에서 발견한 뼈 무덤 동굴(Sima de los Huesos)을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화석학적 보고 중 하나로 소개한 바 있다. *출처 :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50432
호모 안테세서(Homo antecessor) 화석은 인류 진화 연구의 역사적, 문화적 지형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1994년 아타푸에르카 산맥, 그란 돌리나(Gran Dolina) 동굴 유적지의 TD6 지층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약 80~9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며, 2007년에 발견한 시마 델 엘레판테의 화석은 약 120~14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장 약 161.8cm, 비교적 큰 키를 가졌고, 얼굴 중앙 부분이 편평하고, 광대뼈가 굽은 형태가 현생 인류와 비슷하여 발견 당시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호모 안테세서는 '개척자(pioneer man)'라는 뜻으로, 유럽 인류의 역사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음을 입증했고, 복잡한 인류 진화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아타푸에르카 고고 유적 “Archaeological Site of Atapuerca”
호모 안테세서 외에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Homo heidelbergensis), 네안데르탈인(Homo neanderthalensis), 호모 사피엔스(현생 인류, Homo sapiens), 여러 종의 호미닌(Hominin) 화석 등 다양한 시기의 인류 진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류 화석이 발견되었다. 이것은 인류 최초의 의식적 매장 행위로 보이는 증거뿐만 아니라, 인류 진화의 역사를 수정해야 할 만큼 획기적인 발견이다.
아타푸에르카 유적지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
유럽 인류 역사의 재정립, 유럽 인류의 출발점을 밝힌 발견
호모 안테세서의 발견 이전에는 반세기 이전 유럽에 인류가 정착했다는 증거가 거의 없었다. 이 화석들은 유럽에 인류가 최소 80만 년 전, 심지어 120만 년 전부터 살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유럽 선사시대의 타임라인을 획기적으로 앞당겼다.
인류 가계도 논쟁의 중심
현대 인류(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마지막 공통 조상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인류 진화 계통수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인류학계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복잡한 인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행동 고고학적 중요성, 공동체 탄생의 증거.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의 화석 분포는 단순한 사고사나 자연 퇴적이 아니라, 의도적 시신 매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석기, 동물 뼈, 불 사용 흔적 등을 통해 인류가 사냥과 사회적 협동을 시작한 과정 등 초기 인류의 문화적 측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화석에서 발견된 석기 자국은 가장 오래된 식인 풍습의 증거로 해석되어, 초기 인류의 사회적 행동과 생존 전략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
스페인의 정체성 확립과 지속적인 인류 진화 연구의 중심지
이 발견은 스페인 부르고스 지역을 세계적인 고고학 연구 중심지로 만들었다.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타푸에르카 유적지는 인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발자취를 간직한 나라라는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아타푸에르카 연구팀은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와 협력하여 지속적인 발굴과 첨단 과학을 통해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고 있다.
아타푸에르카 유적지 관련 순례자들과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는 장소
인간 진화 박물관(Museo de la Evolución Humana, MEH)
아타푸에르카에서 약 16km 떨어진 부르고스에 있다. 2010년 개관한 현대적 박물관으로 아타푸에르카 유적지에서 발굴된 호모 안테세서와 다른 초기 인류의 중요 화석들을 전시하고 있다. 화석 원본들을 볼 수 있는 특별 전시 공간도 있다. 유적지에 대한 배경 지식을 얻기에 좋다.
실험 고고학 센터(Centro de Arqueología Experimental, CAREX)
아타푸에르카 유적지 근처에 있는 체험형 박물관이다. 유적지 방문자들을 위해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상을 재현하고 있다. 석기 제조법, 불 피우기, 동굴 벽화 그리기 등 다양한 선사시대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아타푸에르카 유적지 방문 센터(Centro de Acceso a los Yacimientos)
방문객들에게 유적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유적지 관람 동선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발굴 현장을 직접 보고,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아타푸에르카 마을에서 유적지까지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고, 유적지 자체는 가이드 투어만 가능해서 모든 순례자가 쉽게 방문할 수는 없다. 대신 순례자들은 부르고스 시내의 인간 진화 박물관을 방문해서 인류의 역사를 짚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내 삶의 돌연변이였다.
나는 진화론자가 아니다. 단지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를 묻는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다양한 호모 속 종들이 나타났다가 멸종했으며, 현재는 호모 사피엔스만이 유일하게 생존해 있다. 인류가 직립 보행을 완성하고, 뇌 용량을 키우고, 도구를 사용하는 등의 복잡한 진화의 과정은 다름 아닌 인류 생존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개척하며, 생존했음에 대한 경외심을 느낀다.
수백만 년 전 인류는 내가 걸었던 이 길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그들의 고민과 행복은 지금의 나와 무엇이 달랐을까.
어떤 학자들은 아테푸에르카에서 발견된 인류 화석을 분석한 결과, 초기 인류가 혹독한 추위와 식량 공급이 제한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동면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출처 :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50432
또 다른 자료에는 최초의 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루시에게 무릎 관절염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고도 있다. 1974년 미국의 고인류학자, 도날드 요한슨 박사가 에티오피아의 계곡에서 발견한 화석을 미 오스틴 텍사스대와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이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상체가 발달한 루시가 직립 보행을 할 때 무릎에 엄청난 하중이 집중되면서 연골이 쉽게 손상됐을 가능성을 예측했다. *출처 : 매일경제 2019년 2월 12일, https://www.mk.co.kr/news/it/8686738
그들은 무엇을 견뎠고, 무엇이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을까. 캄캄한 이 길에서 별빛의 흐름을 따라 걸었을 그들의 눈과 문명의 불빛으로 밝히는 나의 눈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더 나아진 것일까, 아니면 퇴보한 것일까. 순례길을 걷는 내내 무릎의 통증과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는 이유를 묻는다. 나의 진화는 무엇을 퇴화시키고, 무엇에 순응하게 될지. 길에서 마주했던 인연의 온기가 식기 전에, 문득 내 삶에 일어났던 돌연변이가 과연 무엇을 바꾸게 될지 궁금해졌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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