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겨울스페인4

산티아고 순례길, 당연했던 모든 것이 감사로 바뀌는 기적. 1월 8일 목요일 10일 차 아타푸에르카(Atapuerca)에서 부르고스(Burgos)까지. 날씨 흐리고 안개. 최대 풍속 34km/h이동 거리 21.45km. 소요 시간 4시간 30분.쉬운 순례길은 없다. 순례자들은 각자의 간절한 고민과 희망을 품고 길을 걷는다.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된다. 아프고, 힘들다는 말을 꾸밈없이 마주하게 된다. 길을 걷는,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 나라와 민족, 언어가 다른 순례자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손짓, 발짓, 환한 웃음만으로도 우정이 싹트고, 깊은 연대가 생긴다. 힘들고, 배고프고, 추웠던 순간을 같이 했다는 연민일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서도 친구가 되고, 순례길의 동반자가 된다. 지친 몸을 누일 공간,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같이 나누는 사.. 2026. 1. 10.
산티아고 순례길, 자발적 고독에 대하여. 7일 차 1월 5일 월요일. 날씨 맑음, 바람, 최고 온도 1도로그로뇨(Logrono)에서 나헤라(Najera)까지 30km, 6시간 소요. 8일 차 1월 6일 화요일. 최고 온도 2도. 흐림 이후에 눈.나헤라(Najera)에서 벨로라도(Belorado)까지 45km, 소요 시간 9시간.로그로뇨를 빠져나왔을 때 잊지 못할 풍경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달과 해가 공존하는 시간을 여행하는 것은 한 마을을 떠나보내고, 다른 마을로 들어서는 것. 마을을 지나가는 길은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 널어놓은 빨래며, 부서진 담벼락. 그들이 견뎌온 모진 삶이 짙게 배어있다. 나의 산티아고는 오롯이 혼자 견뎌내는 것이다. 길 위에서는 누구도 만나지 못한다. 앞서 간 순례자도, 따라오는 순례자도 아무도 없다. 자꾸만 뒤.. 2026. 1. 7.
산티아고 순례길, 용서 산티아고 순례길 4일 차, 2026년 1월 2일.팜플로나(Pamplona)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까지. 약 25km, 5시간 소요. Albergue de los Padres Reparadores 9유로팜플로나를 빠져나와서 만나는 첫 번째 도시(Cizur Menor)에서 갑자기 스페인 경찰이 경적을 울리며 세웁니다. 혹시 무단횡단을 한 나를 여기까지 쫓아온 것이지 당황한 순간, 어디서 출발했는지, 어느 나라 사람인지를 묻고는, 푸엔테 라 레이나까지 화장실도, 물도, 음식점도 모두 닫았다며 지금 이 도시에서 정비를 하고 출발하라고 합니다. 부엔 까미노! 해피 뉴 이어! 살다 보니 경찰까지 울컥하게 만드는 순례길의 마법이었을까요. 사소한 것에도 감동하며 살았던 적이 있었는지 묻습.. 2026. 1. 3.
산티아고 순례길, 첫날의 교감 2025년 12월 29일 인천공항에서 파리 드골 공항까지 14시간 15분 비행. 프랑스 파리, 한국과의 시차 8시간 그리고 파리에서 바욘까지 10시간, 약 800km. 아직 끝이 아닙니다. 또 바욘에서 생장까지 오전 8시 50분 기차로 출발, 9시 50분 도착. 공항에서, 기차역에서 대기 시간까지 꼬박 이틀이 걸린 프랑스를 가로지르는 여정.파리의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주의하라는 말도, 도착하자마자 다른 세상의 언어와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프랑스어도, 스페인어도 하나도 안 보이고, 안 들립니다. 발음이 정말 생소하기 때문에 같은 곳을 말해도, 완전 다른 도시로 들리는 마법. 낯선 언어,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야 하는데, 안 되는 영어로 무언가를 물어보면 불어로, 스페인어로 얘기해 .. 2025. 12. 31.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