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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몸의 대화, 절반의 저항과 타협에 대하여. 0111 일요일 13일 차. 비야르멘테로 데 캄포스(villarmentero de campos)에서 레디고스(Redigos)까지 이동 거리 34.09km, 소요 시간 8시간. 흐리고 안개 그리고 비. 0112 월요일 14일 차. 레디고스(Redigos)에서 엘 부르고 라네로(El Brugo Ranero)까지. 이동 거리 35.45km, 소요 시간 8시간. 흐림 그리고 갑자기 비. 순례자들이 하룻밤 피곤한 몸을 누일 한 평의 공간, 소박하지만, 따뜻함이 배어있는 순례자 전용 숙소가 알베르게(Albergue)이다. 잠깐 머물다가 떠나는 쉼터로 충분하다.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을 넘어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쉼과 다시 내일을 준비하는 충전이 이루어지는 곳. 어젯밤도 늦은 시간까지 앙겔과 로사와 인생을 .. 2026. 1. 13.
산티아고 순례길, 사랑주의보. 1월 9일 금요일 11일 차, 부르고스(Burgos)에서 까스트로헤리츠(Castrojeriz)까지.날씨 조금 흐림 그러나 맑음에 가까움. 바람 엄청 심함. 최고 풍속 40km/h.이동 거리 42km, 소요 시간 9시간1월 10일 토요일 12일 차, 까스트로헤리츠(Castrojeriz)에서 비야르멘테로 데 캄포스(villarmentero de campos)까지맑음. 이동 거리 36km, 소요 시간 7시간누구나 한 사람쯤 가슴에 품고 걷는 길이 순례길이다. 가슴은 타들어가고, 네덜란드에서 온 순례자 로젠을 부르고스에서 집으로 돌아갔다. 부르고스에서는 길을 잘 찾아야 한다. 시골길에 익숙해진 순례자의 눈은 낯선 도시의 풍경에 요동치듯 흔들렸다. 사람도, 차도, 건물도 성난 거인처럼 달려든다. 바람 속을 걷는다.. 2026. 1. 11.
산티아고 순례길, 당연했던 모든 것이 감사로 바뀌는 기적. 1월 8일 목요일 10일 차 아타푸에르카(Atapuerca)에서 부르고스(Burgos)까지. 날씨 흐리고 안개. 최대 풍속 34km/h이동 거리 21.45km. 소요 시간 4시간 30분.쉬운 순례길은 없다. 순례자들은 각자의 간절한 고민과 희망을 품고 길을 걷는다.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된다. 아프고, 힘들다는 말을 꾸밈없이 마주하게 된다. 길을 걷는,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 나라와 민족, 언어가 다른 순례자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손짓, 발짓, 환한 웃음만으로도 우정이 싹트고, 깊은 연대가 생긴다. 힘들고, 배고프고, 추웠던 순간을 같이 했다는 연민일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서도 친구가 되고, 순례길의 동반자가 된다. 지친 몸을 누일 공간,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같이 나누는 사.. 2026. 1. 10.
산티아고 순례길, 내 삶의 돌연변이. 9일 차 벨로라도(Belorado)에서 아타푸에타카(Atapuerca) 이동 거리 30.27km, 소요 시간 5시간 45분.아침에 면도를 하지 않는 희열. 벌거숭이처럼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길을 나선다는 것이 싱그럽다. 아침마다 신발끈은 묶는 의식, 전쟁터에라도 나가는 것처럼 무겁고 장엄하다. 그날에 대한 기도를 풀리지 않도록 굳게 묶는지도 모른다. 새벽부터 환한 불을 밝히고, 거대한 기계를 끌고, 언덕 밭을 가는 농부의 마음과 길을 나서는 순례자의 마음은 같은 것일까. 여행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여행이 되는 시대. 농부의 마음은 여행이 되고, 순례자의 마음은 일상인 것일까. 산티아고 순례길이 그토록 잊히지 않고, 그리움으로 남는 것은 매달렸던 시간 때문일 것이다. 순간들을 몸이 기억하는 것이다. 오늘.. 2026. 1. 8.
산티아고 순례길, 자발적 고독에 대하여. 7일 차 1월 5일 월요일. 날씨 맑음, 바람, 최고 온도 1도로그로뇨(Logrono)에서 나헤라(Najera)까지 30km, 6시간 소요. 8일 차 1월 6일 화요일. 최고 온도 2도. 흐림 이후에 눈.나헤라(Najera)에서 벨로라도(Belorado)까지 45km, 소요 시간 9시간.로그로뇨를 빠져나왔을 때 잊지 못할 풍경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달과 해가 공존하는 시간을 여행하는 것은 한 마을을 떠나보내고, 다른 마을로 들어서는 것. 마을을 지나가는 길은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 널어놓은 빨래며, 부서진 담벼락. 그들이 견뎌온 모진 삶이 짙게 배어있다. 나의 산티아고는 오롯이 혼자 견뎌내는 것이다. 길 위에서는 누구도 만나지 못한다. 앞서 간 순례자도, 따라오는 순례자도 아무도 없다. 자꾸만 뒤.. 2026. 1. 7.
산티아고 순례길,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2025년 1월 3일. 산티안고 순례길 5일 차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에서 에스테야(Estella)까지 21.80km, 4시간 소요. Albergue Hosteria de Curdidores 22유로산티아고 6일 차. 에스테야(Estella)에서 로그로뇨(Rogrono)까지 49.50km, 9시간 40분 소요. Albergue municipal de rogrono 10유로순례길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사람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출발점, 생장에서 론세스바예스를 향하던 첫날, 우연처럼 동행을 만났고, 첫 숙소에서 중국, 스페인, 덴마크, 스페인 순례자들을 만났다. 매일 밤마다 따뜻한 한 끼를 나누고, 술잔을 비우며, 각자의 언어로 그날을 추억하는 법을 배운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 2026.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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